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닳아지는 전장의 찬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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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zekiel Heiman
에제키엘 하이만
72세
197cm(뿔 길이 제외)│조금 무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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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3
8
주위에 얇게 진 잔주름을 따라 곱상히 올라가는 눈매는 늘 반질거리게 다듬어 놓는 칼날에 비치우면 선뜻 날카로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얄쌍하면서도 견고하고, 늘씬하면서도 묵직한 온 몸의 선은 세월과 그를 따라온 고난에 의해 쌓인 크고 작은 흉터들로 점철되어 있었습니다. 짧고 보드라운 털은 그 결이 여전하나, 군데 군데 살점이 패이고 또 패인 후 흉이 되게 져서 그저 맨살이 보이는 구석도 있었습니다. 삼 사년이면 갈아 치워지는 뿔은 그 새를 못 견디고 금세 수많은 생채기들이 가득했습니다. 그 아래 흐르는 붉다란 갈색의 머리칼. 전장에서 제 몸집보다 더 기다란 특대검을 빼어들어 휘두르자면 공기 중에 옅게 흩어지어 도드라지곤 했습니다. 몸을 험하게도 다루는 일을 하면서 콧잔등에 얹어진 은테의 안경은 웬만하여 벗겨지는 일이 없었습니다. 손때 묻어 오래된 티가 나면서도 제 뿔가지들 보다 더욱 말끔한 것을 보면, 소중히도 간수하였나 보지요.
검을 잡는 투박한 손은 그 손가락 중 하나가 마디를 잃기도 했습니다. 그리도 날카롭고 묵직한 쇠붙이를 드는 데에도 몸에는 겨우 목, 아랫팔과 종아리 따위 갑옷을 덧대었을 뿐이었고. 갑옷 아래 입은 옷은 사제복을 직접 나뭇잎 색으로 물을 들인 것이었습니다. 입은 이와 함께 험한 곳 오래 드나들어 낡고 헤졌으나 이처럼 마음 편안한 옷가지 없다나요. 또한 하이얀 것을 풀색으로 물들이니 숲 속에서 덜 눈에 띄기에, 실상 싸울 때에도 요긴하다고 했습니다.
이름
‘신께서 강하게 하신다’, ‘생명’
여즉 신부님이라 칭하는 이들은 그를 ‘하이만 신부님’이라 부릅니다. 물론 그는 본인은 더 이상 사제가 아니니 그저 ‘에제키엘’이라 불러달라 하지요.
[ 직업 ]
사냥꾼
괴물들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검을 손에서 아주 놓기란은 쉬운 일이 아니인가 봅니다.
어쩌면 부득이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르지요. 본래 검잡이로 지내며 먹고 살았으나, 인생사 모종의 이유로 인해 쇠붙이를 손에서 놓고 신학을 공부하며 알레느를 섬기는 데에 온 시간을 바치고 있었습니다. 다만 괴물의 수가 증가하고, 신의 성지에 무고한 이들의 피 튀기어질 일이 늘어나자 부득이하게 다시금 손을 더럽힐 각오를 하고 길을 떠난 것입니다.
그리 결심하고 알레느의 품 떠난 것이 어언 2년이 다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그가 여전히 신의 사도인 것은 여태 변함 없는 신념 덕분이겠지요.
현재는 대륙 각지를 떠돌며 사람들을 치료하고 약을 나눠주는 일을 하고 있으며, 신수 ‘알테’ 에게 보다 효능이 좋은 약을 개발하는데에 힘쓰고 있다.
Hunter
[ 사냥꾼 · 마법 O ]
[ 종족 ]
아얄 Ayyal
평균 신장: 197cm
평균 수명: 135년
고향: 야흐 Yah
아얄은 짐승 중에서도 사슴을 빼어닮은 외향적 특징을 가진 종족입니다. 긴 수명, 종족의 대다수가 카스톨 습지에 분포하는 점, 마법과 숲에 친숙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간혹 여느 퓨로와 다르게 엘프족에서 그 태초의 핏줄이 파생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일기도 합니다.
성장이 빠르고 노화가 시작되는 시점이 느려 성년으로 간주하는 기간이 깁니다. 신체적인 성장은 약 18세 즈음에 갈무리 지어진다고 하나, 어린 아얄은 태어난 지 30년이 되는 날에야 성인식을 치루어 사회의 어엿한 구성원으로 거듭납니다. 약 12년에 달하는 이 기간 동안은 사회의 규율과 성인으로써의 역할, 책임 등을 몸소 익히게 됩니다. 반드시 본래 아얄이 태어난 곳을 벗어나 진행하여야 하기에 이 과정에서 다양한 종족들과 문화를 익히게 됩니다. 종족의 전통을 따르는 모든 아얄이 거쳐야 하는 이 필수 과정을 ‘알리야’라고 칭합니다. 알리야 덕분에 아얄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타 종족에게 호의적이며 개방적인 분위기를 취합니다만, 아얄의 구성원으로 인정을 받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이는 높은 민족의 자긍심과 집단주의적인 사상이 강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알리야를 마치고 야흐에서 그 여정을 마친 아얄은 세계 어디서든 살아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며, 그렇기에 엘리아드 대륙 내에서 그다지 마주치기에 어려운 이들은 아닙니다. 흔히 타 종족들에 의해 ‘예의가 바르고, 정신력이 강인한’ 이들로 평가되곤 합니다. 차분한 기질 탓에 그들을 성나게 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큰 키와 강인한 뼈대 등의 신체적 이점으로 인해 남에게 넘보일 이들은 아닐 것입니다.
[ 성격 ]
사려 깊은, 절제하는, 스스로에게 엄격한, 결여된 박애
-
사려 깊은 이해하는
섣부르게 남을 재단하거나 평가하는 이는 아니기에 타인의 많은 언행을 이해하려 하는 노력을 그치지 않습니다. 상대를 헤아리려 하는 것이 어느새 몸에 배어 있어, 이러한 그의 행실을 평가할 수 있는 수식어들은 많고 많을 것입니다. 배려하는, 자비로운, 선한, 이타적인… 전부 스스로를 되묻고 주시하는 겸손가에게는 전혀 와닿지 않을 말들입니다만은.
-
절제하는 욕망을 억누르는
늘 스스로의 모든 생각과 행동을 조심히 하는 사유의 기반에는, 나를 가장 잘 아는 이로써 내 내면의 추악을 알고 잠재우고자 하는 것입니다. 혹자는 이 역시 살아가는 한 미물에 불과한 이로써 너무나도 당연한 일부라고 권고할 지도 모르지요.
-
스스로에게 엄격한
그럼에도 스스로를 억제하는 것은 저의 드센 고집과 더불어 자신을 지나치게 낮게 평가함에 있습니다. 간혹 거듭 자신의 고삐를 틀어쥐는 그를 보고 있자면 세상 모든 것들 중에서 자신이 가장 모순된 존재마냥 군다는 인상을 받게 되기도 합니다. 그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 중에서는 자기 자신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가 봅니다.
-
결여된 박애
알레느님께서 가라사대,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포용하라 하시었습니다. 또한 아얄의 핏줄을 공유하는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의 어머니, 아주 먼 옛날의 지혜들 마저 만물을 아끼라고 하였습니다. 한낱 미물인 그에게는 주신과 같이 너그럽고 넓은 마음을 가질 아량이 미처 되지는 못하는가 봅니다.
[ 기타 ]
-
Ezekiel
- 상당히 규칙적인 하루 일과를 지키고 있습니다. 밤잠이 없고 잠을 얕게 자는 탓에 늘 새벽같이 일어나거나 아예 밤을 새는 일도 허다합니다. 하나 누구나 몸에 피로는 쌓이는 법이기에 간혹 예배를 드리다 꾸벅이며 조는 모습도 보입니다.
- 가까이 다가가면 삼나무 향이 제법 짙게 납니다. 팔 뻗어 닿을 수 있는 거리라면 아주 당연하게 눈치챌 수 있는 정도이나, 워낙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향이기에 상대에게 두통을 안겨줄 정도는 아니입니다.
- 시력이 좋지 않아 안경의 도움을 감사히 받고 있습니다. 안경 없이는 가까이 있는 것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정도이니, 하물며 독서를 하거나 검을 들었을 때도 상당히 불리하지요. 어디서 났느냐고 물으면 오래 전에 스스로 큰 마음 먹고 맞춘 것이라 합니다.
- 머리의 뿔은 약 3-4년을 주기로 갈아 치워지는데, 그럼에도 뿔에 큰 충격이 가해지거나 부러지면 통증을 느낍니다. 어지간한 뼈보다 강하기에 자주 있는 일은 아니나, 몸 험히 굴리는 그에겐 없는 일이 아닙니다.
- 오른손 약지는 꼴사납게 흉진 채로 그 끝의 한 마디 반이 뭉툭하게 잘려 있습니다. 언제고 끼우고 있는 반지는 녹이 슬고 생채기가 나 금으로 만든 것이라는 것을 눈치채기 힘들 정도입니다.
1.1 목소리, 말투
언뜻 들어도 미성이라는 인상을 줄 정도로 듣기에 좋은 음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적당한 중저음에 끝맺음이 낭랑하여 예쁜 목소리는 이야기하는 상대로 하여금 귀를 기울이게 돕고, 제가 하는 말로 하여금 보다 신중하매 아름답게 들리게끔 하기도 합니다. 목소리를 높이는 일이 거의 없다시피 했기에 늘 차분하고 여유로운 어조를 유지했습니다만, 성대가 허물어져 약한 탓에 금세 목이 쉬기도 했습니다. 목이 쉰 그의 목소리는 다른 이들의 것과 다를 바 없이 쇳소리 마구 섞이고 꼴사납게 갈라지어 좋게 들어줄 것이 아니었죠.
간혹 때와 시간이 되면 복음가를 부르는 목소리는 간혹 성당을 지나칠 때 들리우는 성스러운 그것과 맞먹는다 감히 평가 받았습니다. 사제였을 적, 당일의 찬송 지도를 맡게 되면 따뜻한 차 미리 우려내어 옆에 두고 진행하는 것은 그의 성당에 오래 다니던 이라면 누구나 알 정도의 사실입니다.
1.2 호/불호
호
- 평안과 평화, 조화를 좇습니다. 취미라면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합니다.
- 차를 즐겨마시며, 개중 카스톨 습지에서 나는 라벤더 차를 가장 좋아합니다.
- 버섯 요리를 좋아합니다. 채식 위주의 식습관에서 아무래도 버섯만큼 독보적인 식감을 가진 것이 많잖기 때문일까요.
불호
- 괴물을 싫어합니다. 너무나 당연하게도, 그러나 부끄럽게도 감히 증오한다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들입니다. 그들 역시 알레느님의 피조물이기에 사랑하고 존중해야 하는 것임에도 말이에요.
-
Paladin
괴물에 의한 피해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성당을 떠나서 다시 사냥꾼의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를 신부님이라 칭하는 이들이 더러 있습니다. 이는 약 십 수년의 길다면 긴 세월동안 알레느님을 섬기며 그 가르침 전파하려 몸사리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알리야 기간동안 검술을 익혔으며, 이후 약 마흔 아홉 즈음 까지 사냥꾼을 본업 삼아 일을 하다 어떠한 계기로 인해 성 프로네아 수도원에 들어와 신학을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약 7년의 과정을 마치고는 다르나 북동부의 한 성당에서 사제로써 제작년까지 몸을 담았었습니다.
2.1 무기
늘 들고 다니거나 어깨에 적당히 이고 다니는 츠바이핸더는 제 키를 훌쩍 넘어 약 230cm의 길이를 자랑합니다. 무게는 6kg 언저리에 가까운데, 이는 그와 같이 특대검에 상당한 숙련도를 지닌 것이 아니라면 무기로써 가누기가 매우 힘들게끔 합니다. 주로 검의 무게와 원심력을 이용하여 크게 휘두르며 베는 방식으로 사용하나, 길게 겨누어 찌르는 데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2.2 마법
아얄 중에서 마법이 탁월한 편에 속하는 것은 아니이나, 전투에서 요긴히 사용할 정도로는 충분한 실력입니다. 그가 주로 다루는 마법은 ‘마력을 고체화/실체화’ 하는 류의 것인데, 이는 갑옷을 아끼어 스스로의 몸을 가벼이 하면서도 단단하게 보호해줄 방어막을 두르는 데에 주로 사용합니다.
간혹 여럿 동행할 경우에는 일행을 동시에 지킬 방패 따위를 전개하기도 하나, 이는 마력을 한 번에 많이 소모하는 탓 피치 못한 상황에서나 발동하곤 합니다. 그가 띄우는 마법의 색은 희뿌연 우윳빛을 띕니다.
-
Heiman
3.1 알레느교
알리야를 떠나 바깥 세상에 나왔을 적, 그 이후로 약 5년 즈음이 지나고, 당시 함께 가정을 꾸리기로 한 이의 영향으로 인해 알레느교를 접하며 신앙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창조신을 향한 그의 믿음은 그저 느슨히 제 여가 시간에 미사를 참석하는 것에서 시작되었으나, 후에는 인생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수도원으로 들어와 수련에 매진하기로 결심하는 것에 도달합니다.
3.2 성 프로네아 수도원
세상을 등지고 오로지 알레느의 가르침을 좇기 위해 들어왔던 수도원입니다. 이 곳에 발 들인 지가 그새 33년이 흘렀나요. 먼 곳에서 사제의 길을 걷다가 다시 검을 들기로 마음먹고, 저의 믿음과 필요가 부르는 곳을 찾아 떠돌다가 오랫만에 이 곳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저번과는 달리 한낱 여행객으로써 마을에 세 들어 그리 몸 담은지 어언 세 달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손님에 지나지 않을 뿐이지만, 몇몇 삼십년 전 그와 인연을 쌓았던 이로부터 시작하여 온전히 낯선 이들과 친구가 되기까지- 그는 금세 마을 사람들과 신임을 쌓으며 지낼 수 있었습니다. 종종 수도원의 허드렛일을 먼저 돕기도 하고, 꾸준히 미사에도 참석하였습니다. 수도원에서 찬송가 울려 퍼질 적에는 그의 목소리 함께 섞이어 들리기도 한다 하지요. 꾸준히 얼굴 비추며 사근히 구는 이를 누가 쉽게 미워할 수 있을까요?
마을의 일을 제 것처럼 도맡아 하였기에, 이는 괴물들이 몰려들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냥꾼으로서의 능숙함 덕분에 조금은 수도원 사람들의 걱정을 덜어주는 데에는 이바지 했을지 모르나, 한 명의 성과로 온 마을이 안전할 수는 없었겠지요. 출몰하는 수가 빈번해지고 그 공세가 거세어지면서 모두가 지쳐하는 것을 눈에 담았습니다. 그 역시 아무렇지 않다 말할 수 없겠지만, 알레느의 가호 아래라면. 그리고 함께 싸울 수 있는 이들이 있다면 그는 모든 피로 등에 업고 꾸준히 견뎌낼 것입니다.
[ 캐릭터 인터뷰 ]
Q. 성 프로네아 수도원은 현재 위험한 상황에 처해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으로 온 이유는 무엇인가요? 혹은 원래 이곳에서 생활했다면 이곳을 떠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늘 사람과 사랑이 있는 이 곳은, 내가 가장 길을 잃었을 때에 나의 집이 되어 주었습니다. 하물며 이러한 곤경에 처한 이들을 보며 어찌 홀로 살자 달음할 수 있겠나요? 사랑하는 터전과 가족을 잃는 것 만한 설움이 또 어디 있을까요. 그 내가 모르는 것도 아니지요. 나 이 곳이 감싸주었듯, 내가 할 수 있는 것으로 그 보살핌 되돌려 갚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Q. 이 세계에서 괴물이라고 불리는 생명체들에 대해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가요?
“명확한 대답 떠올리기가 어렵군요. 내가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분명히 알레느님께서 그들을 바라보시는 것과는 다를 것입니다. 신께서 그러하시듯 내가 그들을 미물로써 안타까워하고, 사랑할 수 없는 것은 나 역시 같은 미물일 뿐인 탓일까요? …아하하, 제대로 된 답을 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정말이지, 어려워요.”
Q. 본인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라 생각하고 계신가요?
“나는 한때 증오와 설움 따위의 감정으로 잡아 먹혔었지요. 살갗에 그어진 흉터 쉬이 잦아들지 않듯, 나의 부족함으로 인해 현명하게 견뎌내지 못했던 일들과 그 업보는 오래도록 붙잡아 두겠지요. 나 가야 할 길이 멉니다.”